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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기록

키워드
#피드백 #성장 #롱텀두두 #스픽 #피로사회 #하만카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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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마라톤이라는 걸 잠시 망각하고 100m 달리기 하듯 1월을 보냈다. 약간의 번아웃이 왔고 2월에는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하나 차근차근 속도 조절하며 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한 달 동안 일하고, 읽고, 보고, 듣고, 사고, 배운 것들을 가볍게 정리하며 기록해보려 한다.

목차

2월의 회사

성장을 위한 피드백 주고받기

일을 시작하고 6년 동안 피드백을 받아본 적이 손에 꼽는다. 물론 '잘하고 있다', '이런 건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다' 정도의 말로 해주는 피드백은 종종 받았지만 말의 특성상 휘발성이 강하고 구체적이지 않다 보니 기억에 잘 남지 않는다.
현재 회사에서는 메시지로 피드백을 받은 적이 딱 한 번 있었는데 짧은 피드백이었지만 내가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개선하면 좋을지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고 동기부여도 됐다. 감사하고 인상 깊었던 피드백이라 노션에 저장해 두고 가끔 꺼내본다.
이런 피드백에 대한 갈증 때문에 예전에 인상 깊게 봤던 영상을 최근에 다시 보면서 내가 먼저 피드백을 요청할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던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장에 관심이 많다면 분명 도움이 될 내용이니 꼭 보길 추천한다. (YouTube: 회사에서 본인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방법)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를 1년 또는 반기마다 듣는 것은 굉장히 더딘 사이클이다. 훨씬 더 짧은 주기로 자주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중략) 가만히 있는데 동료들이 피드백을 해준다는 것은 거슬린다는 경우가 더 많다. 먼저 본인이 허락을 구하고 찾아다니면서 피드백을 요청해야 한다.
영상을 여러 번 돌려보면서 내가 먼저 동료에게 피드백을 주고 나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동안 함께 일했던 사내 동료 다섯 분에게 슬랙을 통해 피드백을 전달하고 나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했다. 직접 가서 말로 피드백을 드릴 수도 있지만 글로 정리해서 드리면 이해하기 쉽고 두고두고 볼 수 있어서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을 준 경험이 많지 않아서 도움이 되는 발전적인 피드백을 드리기 위해 여러 글을 찾아봤는데 아래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피드백 = 일을 잘하기 위한 방법 잘하고 있는 행동을 인정해서 강화하고, 부족한 행동과 개선할 행동을 변화시켜 목표를 달성하게 한다. 1. 지지적 피드백 (인정과 칭찬) - 반복되기 원하는 행동을 유지하도록 독려해서 강점을 강화 2. 발전적 피드백 - 변화해야 할 행동을 바꿀 수 있도록 독려해서 개선하게 하는 일 3. 학대적 피드백 - 상대방에게 상처와 절망, 모멸감만을 주는 것 4. 무의미한 피드백 - 좋은 말 같지만 나의 성장을 끌어올려주지는 못하는 유형 - 형식만 있고 막연해서 발전을 이끌지 못한다. - 리더 입장에서는 ‘좋은 말을 해줬다고 생각했는데 왜 부정적으로 여기지?’라고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

2월의 도전

롱텀 두두

2월 초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롱텀 두두에 참가 신청을 했다. 롱텀 두두는 3주 동안 스스로 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비는 3만원이고, 목표를 달성하면 1주에 1만원씩 환급된다. 내가 세운 목표는 다음과 같다.
주 5회 출근길에 책 읽기 (총 2권: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Data-Driven UX)
주 3회 1시간 이상 포트폴리오 작업하기
주 3회 운동하기
1주 차는 모든 목표를 달성했다. 성공적이다. 콘텐츠 챌린지도 그렇고 이런 외부적 요인이 동기부여가 잘 되는 것 같다.

스픽

1월에 스픽 습관 챌린지를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스피킹 살아남기 (기초 1탄)'을 모두 완료했고, 실제로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바로 써먹는 여행영어(필수)'로 넘어갔다. 주로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해서 불꽃을 만들어놓는데, 잠도 깨고 마음도 가볍다.
개인적으로 이 알림 메시지가 너무 별로다. 그동안 느꼈던 스픽의 이미지와 다르게 너무 가볍다. 매일 알림이 오는데 받을 때마다 기분이 나쁘다. 앞에 'ㅋㅋ'만 빼도 더 나을 것 같은데.. 스픽 앱의 UX Writing은 스마트하고 친근하되 정중한 느낌이라고 생각했었다. 이 알림은 어떻게 끄는지도 모르겠다; 스픽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

2월의 독서

Deep Work

최근 1년간 동시다발적으로 들어오는 업무와 도움 요청, 질문, 공지 알림 등으로 하나의 업무에 완전히 몰입해서 일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알게 되었고 나에게 딱 필요한 책이라 생각했다. 여러 논문이나 과학적 근거에 대한 내용 때문인지 조금 구구절절하다는 느낌도 들었지만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깊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요약본)
Deep Work: 인지 능력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완전한 초집중 상태에서 수행하는 직업적 활동. 딥 워크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능력을 향상시키며 따라 하기 어렵다.

완벽하지 않은 스무 살을 위한 진짜 공부

스무 살에 읽었다면 정말 좋았을 책이다. 더 나은 삶의 태도를 더 일찍 갖췄을 텐데. 지금이라도 읽었으니 다행이다. 이 책은 선생님이 수업하듯 진행된다. 챕터는 1교시, 2교시 등 학교처럼 나누어져 있고 내용은 이해하기 쉽게 쓰여 있다. 할아버지가 인생의 지혜를 알려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작가는 중학교 교장선생님이었다. 인생을 능동적으로 올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주입식 교육으로 인해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잊어버린 학생들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요약본)

단순함의 법칙

나는 단순한 것을 좋아한다. 스무 살쯤부터 단순함을 추구해왔던 것 같다. 생태계와 사용법이 단순한 애플 제품을 사용하고, 화려한 옷보다는 단순한 디자인의 옷을 선호하며 방과 책상을 단순하게 정리한다. 그리고 단순함과 관련된 격언에 깊이 공감한다.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이 남아 있지 않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완성된다.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
이 책은 단순함의 법칙 10가지와 비법 3가지를 담고 있다. 단순함을 이야기하는 책 치고는 너무 많다. 그래도 원래는 법칙이 16가지였다고 하니 10가지로 줄어든 것에 감사한다. 인상 깊어서 두고두고 되새기고 싶은 문장들을 정리해보았다. (요약본)

피로사회

책이 상당히 얇아서 금방 읽을 줄 알았는데 완전히 잘못된 판단이었다. 밀도가 굉장히 높고 어려워서 읽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한 문장을 두 번, 세 번 다시 읽으며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결국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서 나중에 몇 번 더 읽어봐야 할 것 같지만,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대략적으로 알 것 같다.
규율사회는 광인과 범죄자를 낳는다. 반면 성과사회는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낸다. 성과주체는 성과의 극대화를 위해 강제하는 자유 또는 자유로운 강제에 몸을 맡긴다. 과다한 노동과 성과는 자기 착취로까지 치닫는다.
성과주체는 자기 자신을 뛰어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며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마모시켜간다. 그 결과 스스로를 낙오자로 느끼는 우울증 환자가 넘쳐가고, 성과를 위해 약물을 불사하는 도핑주체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금지, 강제, 억압의 철폐, 타자에 대한 관용의 확대가 개인의 무한한 자유를 보장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유토피아로 이어지지 않음을 의미한다. 오늘의 주체는 오히려 무한한 자유의 무게에 짓눌려 소진되고 있는 것이다. 피로는 성과주체의 만성질환이다.
앞부분을 읽을 때 옮긴이가 조금 더 쉽게 써줬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도 철학에 관심은 조금 있지만 막상 철학 책은 많이 읽지 않아서 이해도가 부족하고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른 철학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요약본)

2월의 음악

샘김, 적재, 권진아 - Closer Chet Baker - I Fall In Love Too Easily The Weeknd - Less Than Zero Coldplay - People of The Pride
3년 전까지만 해도 모든 노래를 직접 찾아 들었다. 요즘은 VIBE가 추천해주는 플레이리스트를 듣는다. 생각보다 적중률이 높다. 마음에 드는 노래를 계속 건지고 있다. 만족스럽다.
음악은 감정을 전달하지 않는다. 음악은 감정의 본질을, 내용 없는 그릇을 전달한다. 음악을 들을 때 우리는 구체적인 슬픔이나 구체적인 즐거움이 아닌 슬픔이라는 감정 자체와 즐거움이라는 감정 자체를 느낀다. 쇼펜하우어는 이것을 “감정에서 추출한 정수”라고 표현한다.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중

2월의 영화

Eyes Wide Shut ★3.5

아무런 정보 없이 추천에 떠있길래 보게 되었다.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이 넘는 긴 영화인데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왜 이런 장면이 나오는 건지, 뭘 말하고자 하는 건지 궁금해서 계속 봤지만 끝났을 때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 영화 해석을 찾아보면서 어느 정도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알게 되었고, 거장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유작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에겐 난해한 영화였다.

행오버 1 ★3.5 / 행오버 2 ★2.5

제목 그대로 영화를 보는 내내 숙취가 느껴진다.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보면서 웃었던 영화. 킬링타임용으로 제격이다. 단, 수위가 꽤 세므로 가급적 혼자 보길.
행오버 2를 보면서 전편보다 뛰어난 속편은 없다는 말을 새삼 깨달았다. 전작과 동일한 스토리라인으로 진행되어 뻔한 느낌이 있었고, 개연성이 부족했다. 행오버 3도 있던데 이 시리즈는 여기서 멈춰야겠다.

미나리 ★3.5

쓸모없다는 이유로 폐기 당하는 수컷 병아리가 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제이콥. 남편을 지지하면서도 불확실성과 불안함에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길 원하는 모니카. 분량이 적어 자세히 알지 못했지만 조용하고 묵묵하게 할 일을 하는 누나 앤. 어쩌면 앤은 동생을 돌보며 엄마의 모습과 동일시하여 보여준 것일지도 모르겠다. (외모가 닮기도 했다.) 극 초중반에는 심장이 좋지 않아 뛰지 못하고, 고집 있고 장난기 많은 어린아이 그 자체인 데이빗. 생각해보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들은 이름이 데이빗인 것 같다. 등장인물이 더 있긴 하지만 마지막으로 마음 넓고 유머러스한 할머니.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창고가 불타는 장면이다. 할머니가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부을 때부터 설마 했는데 역시나 불이 나버렸다. 뒤늦게 도착한 제이콥과 모니카가 뛰어들어가 조금이라도 살려내기 위해 농작물을 밖으로 꺼낸다. 결국 갖은 노력과 고생으로 얻은 농작물을 한순간에 모두 잃는 모습은 너무나 안타까웠다. 그 장면만큼은 내 농장이 불타는 것처럼 공감됐고, 이 가족이 이제는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매기스 플랜 ★3.0

초반의 젠틀한 이미지가 후반으로 갈수록 비호감이 되는 두집살림러 존. 미국은 어떻게 이런 오픈 마인드인가 싶다가도 매기와 조젯의 반응을 보면 그건 또 아닌 것 같고. 내용만 보면 완전 막장 드라마다. 이혼을 하든 뭘 하든 셋이 찢어져야 할 것 같은데 계속 부대끼며 영화가 끝날 때까지 같이 간다.
토니와 가이 같은 조연들의 개성과 매력이 재미를 더했다. 수학을 잘하는 릴리. 수학을 좋아했다던 가이. 마지막 장면에서 가이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매기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 조금 놀랐다. 가이에게 정자를 기증받던 그날, 전통적인 방식은 실패했나 보다. (아. 참고로 영화 포스터에 쓰여있는 '올겨울, 사랑에 빠지고 싶은 뉴욕 로맨스'는 영화의 내용과 전혀 연관이 없으므로 무시하면 된다.)
매기: 왜 수학자가 안 됐어? 가이: 수학이 아름다워서 좋아한 것뿐이야. 수학자가 될 생각은 없었어. 매기: 그래? 수학이 아름다워? 가이: 누구든 수학의 옷깃만 스쳐도 그 아름다움을 느낄 거야. 난 옷깃으로 충분했어. 좌절감을 감당할 수 없었거든. 매기: 무슨 뜻이야? 가이: 전체를 볼 방법이 없으니까. 늘 전체의 일부만 어렴풋이 볼뿐이지. 평생 진리의 조각만 찾아다니는 삶이잖아.

2월의 소비

하만카돈 오닉스 스튜디오 7

실물은 좀 크다. 축구공 정도 크기.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음향기기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음향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건 아니고 단지 좋은 음악을 더 좋게 듣고 싶어서다. 작년 말에는 갑자기 LP에 꽂혀 VINYL & PLASTIC에 갔었다. 아날로그한 감성에 매료되어 턴테이블을 살 뻔했지만 돈이 많이 드는 취미라는 것 때문에 포기했다. 대신 이때부터 좋은 스피커를 하나 갖고 싶단 생각을 계속했다.
마샬은 디자인 이쁘고 음질 괜찮지만 너무 비싸서 패스. 뱅앤올룹슨은 그냥 너무 비싸서 패스. 보스는 그냥 별로라 패스. JBL은 음질이 꽤 좋지만 디자인이 아쉬워 패스. 그러다 결국 하만 카돈 제품을 구입했다.
'iF 월드 디자인 어워드 2021'에서 수상을 할 정도로 디자인이 이쁘다. 음질도 아주 만족스럽다. 우퍼와 패시브 라디에이터 덕에 베이스가 가슴을 울린다. 그동안 맥북 스피커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아니다. 비교가 안 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