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1~2년 만에 빠르게 변화한 것들이 사실은 이미 진행 중이었고, 일어날 일이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게 됐다. 온라인 상의 대규모 데이터를 관망하고 분석하는 분이라 그런지 마치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과거에는 틀렸지만 지금은 맞는 일이 너무나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가령 과거에는 ‘개 좋아하세요?’라는 말이 메뉴를 묻는 질문으로 쓰였는데, 이제는 개가 애완동물이 되고 반려동물이 된 것이 불과 20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별다른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아서 몰랐던 것일 수도 있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시대가 변화해가고 있어서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었다는 걸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고 다가올 미래, 아니 이미 다가온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 분석 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응: 생각의 현행화
변화의 3가지 상수
1.
분화하는 사회: 우리는 혼자 살고 좀 더 작아진 집단으로 가고 있습니다.
2.
장수하는 인간: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오래 살고 젊게 삽니다.
3.
비대면의 확산: 이는 기술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대면을 꺼리기 때문에 강화됩니다.
지난 20년 가까이 데이터를 통해 우리는 이 3가지 변화를 목도할 수 있었고, 검증할 수 있었고, 추적할 수 있었습니다.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이죠. 다만 코로나19로 변화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졌기에 지금 막 닥친 변화처럼 착시현상이 일어난 것뿐입니다. 말하자면 코로나로 인해 ‘당겨진 미래'라 할 수 있습니다.
방향이 먼저입니다.
그냥 해보고 나서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하고 나서 검증하지 말고,
생각을 먼저 하세요. ’Think first’가 되어야 합니다.
Don’t Just Do It.
과학상식과 이성적 사고를 갖추게 됨으로써 무얼 하더라도 생각하고 하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모두의 머리를 맞댄 결과물이므로 현생인류는 좀 더 현명해질 것입니다.
단계별로 증거가 남기 시작하면 과정의 충실함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 투명성을 기반으로 성실함의 가치가 재정의될 것입니다.
무임승차자가 사라지고 일의 단계가 줄어들겠죠.
그러면 중간의 무임승차자는 어디로 갈까요?
투명한 사회, 당신은 얼마나 적응했는가?
프로스펙티브 방식
다양한 시스템을 동원해 각자의 동선이 추적되고 관리되고 검증되고 있습니다. 지금의 데이터를 시시각각 관측하고 기록하고 추적하여 의사결정하는 프로스펙티브 방식이 우리 삶에 들어온 것입니다.
프로스펙티브 방식 하에서는 데이터를 모으고, 관리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이해하는 데이터 해석능력이 반드시 필요해질 것입니다. 이것이 생존확률과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환자 동향이 어떤지, 주식 현황이 어떤지 정보를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죠. 이것이 말하자면 데이터 리터러시입니다.
성장: 삶의 주도권을 꿈꾸다
데이터를 본 ‘내 것'이라 할 수 있는 두 가지 길
플랫폼을 만들거나 장인이 되는 것. 즉 프로바이더가 되거나 크리에이터가 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1등이 되어야 하고요. 가운데는 없어요. 결국 이 이야기의 무섭고도 슬픈 결말은, 우리가 완전체가 되는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가능성이 아니라 능력을 팔려면 그에 합당한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나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하는데, 예전에는 그게 학벌이나 이력 같은 것이었어요. “어떤 일 하셨어요?” “OO기업에서 15년 일했습니다.” 그러면 상대가 알아서 ‘경력 15년'이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거기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했고, 그 프로젝트에서 나의 기여는 무엇이며 어떤 점을 배웠는지 묻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내가 했던 일들을 모두 기록해야 합니다. 예전에 미국에서 입학사정관이 지원자의 소셜네트워크를 보며 사생활에 문제는 없는지 체크하는 바람에 문제가 되었는데, 지금은 지원자들이 아예 SNS 계정을 이력서에 적습니다. 면접관더러 보라는 거죠. 내가 성실하다고 아무리 주장해봐야 면접관이 어떻게 알겠어요. 그런데 인스타그램을 열어 3년간 뛴 나이키런 인증샷을 보여주면 믿습니다. 나이키런이 성실함의 증거가 되는 것입니다. 신뢰를 획득하는 새로운 방법이죠. 예전에는 경력 위주의 잘 설계된 포트폴리오를 보여줬다면, 이제는 내 일상을 담은 인생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전달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록한 것이 어떤 의미와 지향점을 가지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의 기록물은 곧 내가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며, 내가 표현하고 싶은 메시지가 될 테니까요. 이 생각을 확장하면 ‘자기표현주의’가 됩니다. 내 삶을 어떻게 표출해서 나를 증거할지 결정하는 것이죠. 여러분이 하는 모든 행동에 이유가 있어야 하고, 그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는 스스로의 흔적을 남기고 성장의 기록을 채록하는 것이 곧 나의 프로파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첫째, 직접 하셔야 하고요. 둘째,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그 성장 과정이 나의 자산으로 환금될 것입니다.
일종의 사회문화적 자본이니까요. 그리고 그게 나의 업이 될 테니까요.
알리는 게 아니라 발견되는 것
내가 어떤 걸 전략적으로 의도한 게 아니라 그저 내 삶에서 건실하게 구현하고 있었는데 비로소 대세가 되는 것이죠. 세상 사람들이 ‘요즘 빅데이터, 메타버스가 유행이야. 누가 하고 있었지?’라고 물을 때 진즉부터 하고 있던 이가 발견되는 거예요. 무언가 뜬 다음에 하면 편승한 사람이라 깊이가 깊지 않기 쉽습니다. 축적의 시간이 부족하기 마련이거든요. 말하자면 팔로워죠. 그렇게 발견되기 위해서라도 먼저 해야 하고, 오래 해야 합니다.
지금부터 10년 전략: 이성적 사고, 업의 진정성, 성숙한 공존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데도 불안함에 뭔가 계속 배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거나, 퇴근 후에 책 쓰기 수업을 들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이 모든 시도가 현실적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렵습니다. 내 몸에 체화될 만큼 실질적인 결과물을 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원데이클래스를 매일 배우고 있는 셈이죠.
그게 아니라 일상에서 내가 하는 일 자체를 혁신하면 어떨까요? 예컨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하는 프로세스를 내재화하거나 업무 하나하나를 개선한다면, 그 혁신과정 자체가 배움의 과정이 되어 내 경쟁력으로 치환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중요한 것은, 일을 해야죠. 더 중요한 것은, 대행을 주면 안 돼요.
예전 뱃사공 아저씨는 평생 헬스클럽에 간 적이 없지만 멋진 근육이 있었습니다. 생활근육입니다. 매일같이 일을 하면 내 안에 근육이 남습니다. 이 생활근육이 말하자면 성장의 지표입니다. 근육을 키우기 위한 운동, 성장을 위한 삶을 사는 게 아니에요. 내가 삶에 꾸준히 적응한 결과가 성장이라는 생활근육으로 올라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성장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에서 훈장처럼 주어지는 것입니다. 자신이 직접 일해서 남는 성장의 결과는 나에게 경쟁력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그러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현행화를 꾸준히 해야겠죠. 생활이란 잠시 잠깐 하고 멈추는 게 아니라 지속되는 것이니까요. 이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크게 3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이성적 사고
업의 진정성
성숙한 공존
에필로그
성실은 의미를 밝히고 끈기 있게 헌신하는 것입니다. 근면은 생각이 배제된 성실함이고요. 앞으로의 시대는 생각 없는 근면이 아니라 궁리하는 성실함이 필요합니다. ‘그냥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는 이유입니다.
새로운 시대의 전문가는 학력이나 이력, 경력을 내세우는 전문가가 아니며, 단순히 덕후도 아닙니다. 근본이 있고 애호와 전문성을 갖추며, 그런 자신을 브랜딩할 수 있는 개인들이 살아남을 겁니다. 깊게 하는 사람이 살아남습니다. 깊이 들어가면 오래하게 되고, 자연스레 역사가 생깁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분을 믿고 지지해줄 팬덤이 생기죠. 그게 곧 브랜딩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