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기 전에는 집중력에 대한 연구나 심리학적인 내용 등 딱딱한 내용일거라 예상했는데 첫장부터 작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어 흥미롭게 읽었다. 작가도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라는 공감대를 잘 이끌어내줘서 빠져든 것 같다.
일을 시작하고 어느 순간부터 회사에서 여러 가지 일을 거의 동시에(매우 빠르게 전환하면서) 하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많은 일을 해내는 것에 성취감을 느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점점 하나에 오래 집중하는 것을 힘들어했던 것 같다. ‘너무 잦은 멀티태스킹’ 섹션을 읽으면서 왜 그랬는지 깨닫게 되었고,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르겠는 완전한 몰입을 다시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간에 ‘존재에 대한 진짜 위협과 존재하지도 않는 위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몇 달 전에 읽었던 팩트풀니스에서 이야기한 것과 비슷했다. 요지는 실제로 나에게 닥칠 일이 아닌 불필요한 불안으로 집중력 저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알고리즘 시스템이 집중력을 훼손하는 방식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지금 나는 유니콘이라는 앱을 사용해서 거의 대부분의 광고를 차단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내가 관심있게 보던 물건의 광고가 떠서 기술의 발전에 대한 감탄과 함께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듯한 불쾌감도 조금 들었었다. 또 예전에 본 넷플릭스의 ‘소셜 딜레마’를 통해 큰 사회적 문제로 경각심을 가져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에서도 유저가 더 많이 머물고 더 많이 사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데, 공급자와 사용자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
우리는 깊이 사고하는 능력을 잃을지도 모른다
1) 개인 차원에서 산만함으로 가득 찬 삶은 훼손된 삶이다.
집중하지 못하면 이루고 싶은 일들을 이룰 수 없다. 책을 읽고 싶지만 소셜미디어의 알람과 불안이 우리를 끌어당긴다. 방해받지 않고 아이와 함께 몇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상사가 메시지를 보냈는지 보려고 초조하게 계속 이메일을 확인한다. 마이클 포스너 교수가 실시한 한 연구는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다가 방해를 받을 경우 전과 같은 집중 상태로 돌아오는 데 평균 23분이 걸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 집중력의 분열이 개인에게만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아니다.
3)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면 그것을 바꾸기 시작할 수 있다.
너무 빠른 속도
속도는 기분을 좋게 해주는 면이 있습니다. 우리가 속도에 빠지는 건 그게 좋기 때문이기도 하잖아요. 온 세상과 연결되었다고 느끼고 어느 주제에 관해 무엇이든 알아내고 배울 수 있다고 느끼게 되니까요.
깊이는 사색을 요구해요. 모든 것을 다 따라잡아야 하고 늘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면 깊이를 가질 시간이 없어져요. 관계에서의 깊이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에너지가 필요해요. 오랜 기간을 필요로 하죠. 거기에 전념해야 해요. 주의력도 필요하고요. 깊이를 요구하는 모든 것이 악화되고 있어요. 그게 우리를 점점 더 표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고요.
너무 잦은 멀티태스킹
일을 제대로 처리하고 싶다면 한 번에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방법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 얼은 인간 뇌의 크기와 능력이 4만 년간 크게 바뀌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사실을 착각한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심리학 교수 래리 로젠은 보통의 청소년과 청년이 자신이 동시에 여섯 개나 일곱 개의 미디어를 시청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기계의 논리에 따라 살아갈 수 없다. 우리는 인간이며, 기계와 다르게 작동한다.
몰입의 손상
암벽 등반의 신비는 암벽을 오르는 데 있어요. 정상에 도착하면 다 끝나서 기분이 좋지만 사실은 영원히 오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암벽 등반을 하는 이유는 오르는 행동에 있어요. 시를 쓰는 이유가 쓰는 행위에 있듯이요. 정복해야 할 존재는 자기 안에 있는 것뿐이에요. 글 쓰는 행위가 시의 이유예요. 등반도 마찬가지죠. 내가 흐름 속에 있음을 인식하는 거예요. 흐르는 것의 목표는 계속 흐르는 거예요. 정상이나 유토피아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흐름 안에 머무는 거예요. 위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흐르는 거예요. 그 흐름을 지속하기 위해 위로 오르는 거죠.
미하이는 이 사람들이 그때까지 과학자들이 연구하지 않은 인간의 핵심 본능을 묘사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러한 상태에 '몰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몰입은 하고 있는 일에 너무 푹 빠진 나머지 모든 자아 감각을 잃은 상태, 시간이 사라진 듯한 상태, 경험 그 자체의 흐름을 탄 상태를 뜻한다. 몰입은 우리가 아는 것 중 가장 깊은 형태의 집중 상태다.
몰입 상태에 빠져들기 위해 해야 할 것
1) 명확하게 정의된 목표를 선택한다.
2) 자신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
3) 능력의 한계에 가깝지만 능력을 벗어나지는 않는 일을 한다.
딴생각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말해주는 것
1) 우리는 딴생각 중에 천천히 세상을 이해하고 있다.
2) 딴생각을 한 때 우리의 정신은 서로 다른 것들을 새로 연결하기 시작하며, 중종 이 과정에서 문제의 해결책이 떠오른다.
3) 딴생각을 하는 동안 우리의 정신은 “머릿속 시간 여행”을 떠나 과거를 더듬고 미래를 예측하려 한다.
알고리즘 시스템이 집중력을 훼손하는 6가지 방식
1.
우리의 정신을 길들여 잦은 보상을 갈망하게 만들도록 설계된다. '하트'와 '좋아요’를 갈구하게 만든다.
2.
평소보다 전환을 더 자주 하게 만든다. 핸드폰을 집어 들거나 노트북에서 페이스북을 클릭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전환이 집중력에 일으키는 피해가 고스란히 발생한다.
3.
우리가 무엇에 반응하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우리의 개인적 트리거를, 무엇이 우리를 어지럽힐지를 배운다. 즉 우리의 집중력을 뚫고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다.
4.
알고리즘의 작동 방식 때문에 이 웹사이트들은 우리를 자주 화나게 만든다. 과학자들은 수년 전부터 실험을 통해 분노 자체가 우리의 집중력을 망가뜨린다는 사실을 입증해오고 있다. 과학자들은 사람들이 분노하면 주변에서 벌어지는 논쟁에 평소만큼집중하지 못하며 "정보 처리의 깊이가 얕아"짐을 발견했다. 즉, 더 얄팍하고 부주의한 방식으로 사고하게 되는 것이다.
5.
우리를 화나게 만드는 것에 더해, 우리가 타인의 분노에 에워싸여 있다고 느끼게 만든다.
6.
사회 전체에 불을 지른다. 여러 단계로 구성된 이 현상은 우리의 집중력에 가해지는 가장 복잡한 형태의 피해이자, 내가 보기에 가장 해로운 피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