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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쓸모

Author
손현
Fin
2022/08/06
Rate
★★★
Status
✔️ 완독
2 more properties
작년에 글쓰기를 시작한 뒤로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종종 읽고 있다. 이유는 당연히 글을 잘 쓰고 싶어서인데, 많이 써보는 게 우선이겠지만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습관을 미리 잘 잡아두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목적에서 이 책은 꽤 도움이 되었다. 나는 어떤 글을 쓸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컸는데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선 일상에서 많은 글을 쓰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떠오르는 영감을 기록해두고 있다. 하지만 꾸준히 글을 쓰는 건 여전히 운동만큼이나 어려워서 해결해나가야 할 난제다.
행복을 갈망하고 고통을 피하기 원한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는 같은 인간 존재 - 달라이 라마
나를 신경쓰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라는 점에서도 우리 모두는 같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브랜드가 필요하다. 브랜드가 있어야 내 콘텐츠가, 내가 가진 경쟁력이 조금이나마 더 오래갈 수 있다. 나다움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진실할 것. 나답게 글 쓰는 일은 자기 깜냥을 아는 데서 시작한다.

RBV 모델 (자원 기반 관점)

기업은 자원 집합체이며, 동적인 경쟁 환경에서 성과를 내려면 기업의 내부 자원과 능력이 중요하다는 이론. 이 이론을 제시한 제이 바니 교수는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의 원천으로서, 잠재력을 갖기 위한 자원은 가치 있어야 하고, 희귀해야 하고, 모방할 수 없어야 하며, 대체할 수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RBV 모델을 나에게 적용해보자. 유무형 자원을 모두 나열한 뒤, 나의 브랜드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로 다시 솎아내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당연하다고 여기고 놓치기 쉬운 자원을 다시 발견할 수도 있다.

여러 개의 공으로 여러 번 스윙하다 보면

일상의 일들을 적자고 마음먹고 적으면 그 마음은 금방 채워질 것이다. 일상의 글을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으니까. 너무 짧은 것 아닌지 걱정될 때도 있지만, 하다 보면 이게 단순히 길이의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몇 분 동안 하나의 짧은 글을 여러 번 쓰면, 글의 개수나 길이와는 별개로 좋은 글과 좋지 않은 글로 다시 나뉜다. 쓸 때는 좋은 글이라고 생각했는데 며칠 뒤에 보면 손발이 오그라든다거나, 개중에는 다른 글에 쓸 수 있는 글감이 되는 것도 있다. 어떤 글을 써야 할 때 자신 있게 임하는 데는 여러 번의 스윙(시도)과 여러 개의 테니스공(글감)이 필요하다.

필사는 글의 실마리다.

필사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
어떤 글을 한 번 읽고, 그걸 손으로 옮겨 적는 과정에서 몇 차례 더 읽는 동안 뇌에 좀 더 오래 각인되는 효과가 있다.
2.
구조적 사고를 돕는다.
언어 행위는 고도의 사고력을 필요로 한다. 보고서를 예로 들면, 요약과 목차만 봐도 이 보고서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어떤 구조로 이뤄져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3.
나만의 아카이브가 풍성해진다.
간직하고 싶은 풍경이 있으면 무의식 중에 사진을 찍듯, 필사를 하면 그 기록을 내 것으로 소유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메모한 글들은 궁극적으로 내 글을 쓰는 데도 대부분 도움이 된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좋은 선택을 하는 5가지 방법

1.
의식적으로 선택의 폭을 줄일 것
2.
기회비용을 생각하지 말 것
3.
기대치를 낮출 것
4.
스스로 탓하지 말 것
5.
‘옳은 선택'이란 없다는 것을 깨달을 것

처음이 있어야 다음이 있으니까, 도입부

1.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은 피하자.
대표적인 예로 ‘코로나19로 어려운 요즘입니다' ‘ooo로 힘든 시대입니다' 등이 있다. 우리의 삶은 늘 고통이다. 살면서 어렵고 힘들지 않은 시대는 없었다. 비행기에서 세상을 내려다본 것처럼 쓰지 말고, 눈 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어떤 장면을 써보자. 만약 비행기 안에 있는 상황이라면 스크린에 어떤 영화가 재생 중인지, 내가 선택한 기내식 메뉴는 뭔지, 옆 자리에는 어떤 사람이 앉았는지 등 가능하다면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2.
첫 문장부터 길게 쓰지 말자.
첫 문장부터 길면 이탈할 확률이 높다. 기왕이면 짧게 쓰자.
3.
‘나는'으로 시작하는 문장은 피하자.
내가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거나 카리스마를 갈고닦은 유명인이 아닌 이상, 타인은 본질적으로 내게 관심이 없다. 긴 글 속에 ‘나'를 언급할 기회는 꼭 첫 문자이 아니어도 많다. 보다 매력적인 어떤 장면, 차라리 내가 처한 상황으로 이야기를 바로 시작해보자.

이왕 온 김에 끝까지 읽게 하는 힘, 내러티브

한 단락에는 하나의 메시지만, 한 글에는 하나의 주제만 담는 것이 좋다. 메시지가 뒤죽박죽 섞이는 건 슬픈 일이다. 글의 주제에 맞지 않는 내용은 아쉽더라도 과감히 버리거나 다음 기회에 쓰자.
긴 글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초밥집의 오마카세에 가깝다. 손님이 요리사에게 메뉴 선택을 온전히 맡긴 이상, 요리사는 손님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만든 음식의 모든 과정을 음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좋은 인용문

어려운 선택을 만났을 때 어떤 게 더 나은 선택인지 찾으려고 벽에 머리를 칠 필요가 없습니다. 최고의 선택은 없어요. 바깥에서 이유를 찾기보다는 우리 내면에서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나는 어떠한 사람이 될 것인가? 여러분은 분홍색 양말을 신고, 시리얼을 좋아하고, 시골에 사는 은행가가 되기를 선택할 수 있을 거예요. 저는 검은 양말을 신고, 도시에 살며, 도넛을 좋아하는 예술가를 선택할 수도 있고요. 어려운 선택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는 우리 각자에게 달려 있습니다. - 루스 창, 어려운 선택을 하는 방법
응무소주 이생기심 어디에도 머물지 말라, 어디에도 머물지 말고 그 마음을 내라, 어디에도 매이지 말고 그 마음을 일으키라는 말입니다. 움켜쥐었던 것을 놓아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것을 늘 움켜쥐고 있으면 거기에 갇혀 사람이 시들어 버립니다. 그 이상의 큰 그릇을 갖지 못하게 됩니다. - 법정, 일기일회
우리는 상처를 빨리 아물게 하려고 스스로의 마음을 너무 도려내지. 그러다 서른쯤 되면 감정이 메말라버려서,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시작하려 해도 점점 마음을 열지 않게 될 거야. 하지만 상처 받기 싫어 아무것도 느끼지 않겠다고? 이 얼마나 낭비니! (…) 어떤 삶을 살든 그건 네 마음이다. 다만 너의 몸과 마음이 인생에서 단 한 번만 주어진다는 걸 기억하렴. 섬세한 마음은 어느새 무뎌질 테고, 몸도 마찬가지겠지. 아무도 너를 바라보지도, 가까이 하지 않으려는 때가 온단다. 지금의 슬픔, 아픔, 모두 간직하렴. 네가 느낀 기쁨과 함께 말이다.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