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은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월의 마지막이 다가왔다.
한 달 동안 일하고, 읽고, 보고, 듣고, 사고, 배운 것들을 가볍게 정리하며 기록해보려 한다.
목차
1월의 업무
업무 기록 방식 개선
지인의 소개로 만났던 디자이너분에게 전수 받은 업무 기록 방식을 도입했다. 예전에도 비슷한 형태로 기록을 하긴 했었는데, 전수 받은 방식은 다양한 View를 활용하여 훨씬 효율적으로 업무 기록을 관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하나의 테이블로 관리하니 기록을 찾기도 쉽다.
노션 업무 기록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새 프로젝트 오픈 준비로 작년 말부터 정말 바쁘게 일하고 있다. 2월 초에 오픈하는데 감사하게도 모든 클래스가 매진되었다. 아직 기능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 개선할 부분이 많은데 욕심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글을 쓰는 지금 시점에는 조금 번아웃이 온 것 같기도 하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욕심을 조금은 내려놓고 다시 잘 달리기 위해 이번 연휴에는 푹 쉬어야겠다.. 고 생각했지만 개인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아서 적당히 쉴 예정이다.
1월의 도전
스픽 습관 챌린지
작년에 세웠던 목표 중 하나인 '영어와 친해지기'를 달성하기 위해 스픽 습관 챌린지를 시작했다. 영어는 습관이라는 말에 공감되었고, 미션을 성공하면 돈을 100% 돌려준다는 말이 나의 도전의식을 불러일으켰다.
사실 나는 스픽 출시 초기에 가입하여 평생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멤버다. 하지만 의지가 생기지 않아 몇 번 하다가 말고 묵혀둔 지 3년이 지났다. 다른 사람들은 돈 들여가면서 스픽으로 영어공부를 하는데, 나는 거의 떠먹여주는데도 뱉는 꼴이다 싶어서 이렇게 습관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고, 26일째 매일 하고 있다.
두두타운
두두는 원래 하고 싶은 개인 프로젝트를 끝내기 위해 오프라인에서 모여 10시간 동안 진행하는 해커톤이다.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시작도 못한 개인 프로젝트를 끝내기 위해 밤을 샜던 2018년 3월의 어느 날 시작되었다고 한다. 예전부터 두두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계속되는 코로나의 여파로 게더타운을 활용해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신청했다. 선착순 30명이라 경쟁률이 있을 줄 알았는데 참여자가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 덕분에 소소한 느낌으로 진행된 것 같아서 좋았다.
두두타운은 금요일 저녁 9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진행되었는데 야근을 많이 해서 피곤한 상태라 그런지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 목표로 했던 것들을 어느 정도 하긴 했지만 생산성이 높진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중간중간 이벤트가 재미있었고, 다른 분들이 6시간 동안 작업한 결과물을 보면서 동기부여를 얻기도 해서 만족한다. 참고로 작년에 뱅크샐러드를 통해 유전자검사를 했는데 아침형 인간에 롱 슬리퍼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밤 새는 거 너무 힘들다..
1월의 독서
작년 말에 SNS에서 UX와 관련된 좋은 책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다섯 권을 주문했고 한 달 동안 세 권을 읽었다.
디자이너의 접근법; 새로고침 (이상인)
MZ세대에 대한 이야기부터 세상의 변화를 선도하는 디자인까지 디자인 뿐만 아니라 글로벌 IT 업계 전반의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었다. 앞부분은 최근 1~2년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현상들에 대해 다뤄서 대략적으로 미래를 상상해보게 해주었다. 기억에 남는 현상은 미국의 배달의 민족이라 불리는 '도어대시'가 팬데믹으로 엄청난 성장을 이루었지만 팬데믹이 끝난 후에도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내용이다. 당장 나도 쿠팡이츠를 자주 사용하는데 배달료가 계속 올라서 코로나 이후에는 배달을 줄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다가도 이미 배달 시스템의 편리함에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 끊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도움이 많이 되었던 내용은 'Chapter 3 프로세스와 시스템으로 디자인하기'였다. 현재 회사에서 2년째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디자인 시스템을 디자인했던 저자의 경험과 지식이 인사이트를 주었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 특히 디자인 원칙이나 디자인 토큰 개념에 대해서 정리가 되었다. (요약본)
사용자를 사로잡는 UX/UI 실전 가이드 (김성연)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는 일을 10년째 하고 계신 김성연(우디)님이 본인의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디자이너가 알아야 할 많은 내용을 담은 책이다. 이 책도 작년 말에 SNS를 통해 접하고 바로 구매했다. 앞부분의 내용은 대부분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었지만 다시 한번 되새기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인지 점검할 수 있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은 디자인 윤리와 디자이너의 말그릇에 대한 내용이었다. 디자인 윤리 챕터를 읽으며 당장의 매출과 눈에 보이는 성과를 위해 사용자의 편리함보다 다크 넛지를 사용하려는 상황에 맞닦뜨렸을 때 사용자의 입장에 서서 설득하려고 노력했었는지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었다. (요약본)
사용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UX 디자인의 힘 (김동후)
에이전시와 스타트업, 대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기업에서 오랫동안 일한 저자의 경험과 태도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며 배울 수 있었다.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UX 디자인의 본질이라는 말로 매우 간단하게 UX 디자이너의 역할을 설명하는 것이 감명 깊었고, 경험을 디자인 하는 일이 너무나 전문적이어서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 누구나 경험 디자이너가 되어 우리 삶의 작은 불편함을 하나하나 개선해나가는 세상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아침 출근 시간과 경로를 분석해 출근길 최단 시간 동선을 만드는 모습이나 신발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등 일상 속에서 사소한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모습은 많이 공감되었다. 누군가는 쓸데없는 고민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평소 모든 일에서 효율성을 추구하는 나로써는 상당히 공감이 되었다. 이분은 아마 TJ가 아닐까 싶다. (요약본)
1월의 영화
악마를 보았다 ★★★★☆
올해 첫 영화로 '악마를 보았다'를 보았다. 오래 전부터 '보고싶어요'를 해뒀는데 이제야 보게 되었다. 몇몇 명장면은 짤이나 유튜브로 본 적이 있어서 낯이 익었는데 앞뒤 맥락을 이해한 상태로 보니 더 몰입되고 재미있었다. 재밌다고 표현하기엔 영화가 너무 어둡고 잔인한데,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장경철'에게 복수하는 '수현'에게 몰입되어 화가 나기도, 통쾌하기도 했지만 결말에 가서는 후련함이 아닌 먹먹함만 남았다. 원래도 한 번 본 영화는 다시 안 보는 편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두 번 보고 싶지는 않다.
1월의 음악
Lauv - The Story Never Ends
정준일 - 나의 고백
The Weeknd - Out of Time
Leisure - Got It Bad
나는 원래 곽진언, 정준일, 김동률, 백예린 등 국내 가수들의 노래를 즐겨들었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해외 팝이나 알앤비를 더 많이 듣고 있다. 첫번째 이유는 가사를 듣게 되는 국내 노래보다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기 어려운 해외 노래가 업무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고, 두번째 이유는 그동안 서정적이고 잔잔한 노래를 노동요로 선호하던 내가 이제는 신나고 리듬감 있는 노래를 노동요로 선호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음악 취향은 이렇게 한순간에 봐뀌기도 하나보다.
아, 그리고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하던 벅스에서 바이브로 갈아탔다. 한 달 정도 사용하면서 좀 더 쉽고 직관적이라고 느꼈다. (오디오무비나 가야산 새소리가 인상적이었다.)
벅스를 사용하면서 이벤트에 참여해 빈센트의 'Now Us 2/2'라는 앨범을 받기도 했었고('Thinking About'이라는 노래 강추), 다양한 인디 음악가들의 노래를 들으며 음악 취향을 찾아가던 추억이 많은 서비스라 아쉬움이 남지만 더 좋은 서비스가 있다면 갈아탈 수밖에..
1월의 소비
무접점 키보드
1월의 어느 날 갑자기 키보드 뽐뿌가 왔다. 그동안 청축에서 저소음 적축을 거쳐 애플 매직 키보드에 정착한 상태였다. 애플 매직 키보드는 얇고 이쁜 디자인에 키감이 꽤 괜찮아서 잘 써왔지만 어느 순간 심심한 타건감에 마음이 허해져 새로운 키보드를 찾게 되었다. 아무래도 사무실에서 쓰려면 저소음 적축이 좋겠다 싶었지만 이미 사용해본 적이 있어서 회사 개발자 분들의 키보드를 타건해보기도 하고 구글링을 하며 색다른 후보를 찾다가 무접점 키보드를 알게 되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해피해킹, 리얼포스 등이 있는데 가격대가 너무 비싸서 포기하던 중 한성컴퓨터의 무접점 키보드가 가격도 저렴하고 괜찮다는 평이 많아서 구입하게 되었다.
일주일 정도 사용한 결과, 키감은 아주 만족스럽고 조용하며 보글보글하는 소리도 마음에 든다. 다만 생각보다 디자인이 별로라 키캡을 사서 갈아끼워줬다.
좌: 언박싱 직후 / 우: 키캡 교체 후
2월의 목표
피그마 커뮤니티에 디자인 시스템 공개하기
1년 전부터 마음 먹고 있는 목표다. 여러 다른 일들에 치여서, 공개하기엔 완성도가 부족하다고 느껴서, 많은 핑계로 지금까지 미뤄왔다. 이제는 욕심을 내려놓고 2월에는 공개하려고 한다. 디자인 시스템이라는 게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것이 당연한 거니까.
새해 첫 출발이 나쁘지 않았다. 연말까지 잘 달리며 작년보다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체력 분배를 잘 해야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