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는 선입견을 가지고 일을 시작하면 안 된다. 주의 깊은 관찰과 연구를 통해 나온 결과가 아이디어이고, 그 아이디어의 산물이 디자인이다. 디자이너는 과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신적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의식적이든 아니든, 디자이너는 분석하고 해석하고 체계화해야 한다. 자신의 전문 분야와 관련 분야의 기술적인 발전 추이를 알고 있어야 하고, 새로운 기술을 작품과 결합시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줄 알아야 한다.
디자이너는 주어진 재료들을 편성하고 종합하여 아이디어, 기호, 상징, 그림의 형태로 재구성해야 한다. 디자이너는 통합하고 단순화하고 불필요한 것을 편집한다. 연상과 유추를 통해 재료를 추상화하고 결국엔 상징화한다. 명료함과 흥미 유발을 위해 상징을 적절한 장식물로 보강한다. 디자이너는 본능과 직관에 의지한다. 자신의 감각과 취향뿐 아니라 고객도 고려해야 한다.
창조적이고 위대한 예술가는 전통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 그들은 전통을 무시하지 않고 자기 것으로 소화한다. 그러면 전통과 스스로 소화해낸 새로운 것과의 갈등이 생겨나 진정으로 새로운 표현 방법을 만들게 된다.
- 존 듀이
이런 관점에서 현대와 전통을 이해한다면 디자이너는 전통적인 그래픽 형태와 아이디어를 현대적 관점에 근거한 ‘새로운’ 사고와 결합시켜 새롭고 체계적인 관계로 만들 수 있다. 두 갈래의 상반되어 보이는 힘이 합쳐져 신선한 시각적 경험으로 이끄는 것이다.
문자보다는 그래픽적으로 설득하고 해결하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이 활개를 펴는 곳, 이곳이 바로 예술가의 비즈니스 영역이다. 디자이너가 매력적이고 설득적일 뿐 아니라 창의적이고 극적이며 재미있기까지 한 시각적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그는 고객에 대한 의무를 다했을 뿐 아니라 디자이너로서 한 차원 높은 수준을 발휘했다는 만족감도 얻게 된다.
대중이 일반적으로 친숙한 것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디자이너가 너무 쉽게 대중 탓으로만 돌리면서 안 좋은 취향을 강요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평범함을 영구화하는 것이고, 미학적 발전과 궁극의 즐거움에 가장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수단인 독자도 무시하는 것이다.
